2015년 6월 22일 월요일

인텔과 SMS오디오가 합작한 최고의 피트니스 이어폰 '바이오스포트'

PC의 CPU 제조사로 친숙한 인텔이 각광 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올인’하며 기상천외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은 작년 3월, 1억 달러를 들여 웨어러블 기기 제조업체인 베이시스 사이언스를 인수했고 같은 해 5월에는 총 상금 130만 달러를 걸고 ‘메이크 잇 웨어러블 챌린지(Make it Wearable Challenge)’를 개최해 젊고 아이디어 넘치는 이들의 상상력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할리우드 유명 배우였던 ‘마이클 J. 폭스재단’과 제휴해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씨 병 연구에도 인텔의 웨어러블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텔은 패션, 피트니스, 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분야의 주요 브랜드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다분히 실험적이지만 유용한 기능들을 간직한 제품을 선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칩셋 제조사인 인텔의 이러한 변화는 한계에 부딪친 PC 시장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여러 기기들이 인터넷과 연결되고 PC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 현 상황에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과감한 변신이라 할 수 있다. 

▲인텔과 오프닝 세레모니가 함께 만든 '미카' 스마트 팔찌(사진=인텔)
▲인텔이 인수한 베이시스 사이언스가 만든 스마트워치 '베이시스 픽'(사진=인텔)

인텔은 현재 베이시스 사이언스가 만든 웨어러블 기기 ‘베이시스 픽(Basis Peak), 오프닝 세레모니와 협업해 만든 스마트 팔찌 ‘미카(MIKA)’ 패션 디자이너 아누크 비프레흐트(Anouk Wipprecht)가 제작한 IoT 드레스 등을 선보였고 시계 제조사인 파슬 그룹(Fossil Group), 룩소티카 그룹(Luxottica Group), 선글라스로 유명한 오클리, ‘50센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래퍼 커티스 잭슨이 소유한 ‘SMS오디오’와도 협업하며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기사에는 인텔 로고가 새겨진 여러 기발한 제품들 중 ‘SMS오디오’가 만든 이어폰 ‘바이오스포트(BioSport)’에 대해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인텔의 기술이 적용된 웨어러블 이어폰 '바이오스포트'

▲SMS오디오의 '바이오스포트' 이어폰(사진=SMS오디오)

바이오스포트는 인텔과 헤드폰 제조사의 협업 결과물이기에 주목할 만하다. SMS오디오는 ‘비츠 일렉트로닉스’처럼 아주 유명한 제조사는 아니지만 소울 바이 루다크리스, 솔 리퍼블릭 등 유명 헤드폰 업체들과 견줄 만한 디자인과 기술력을 갖춘 곳이다. 인텔은 SMS오디오의 스포츠 이어폰에 배터리를 내장하지 않은 ‘웨어러블’ 기능을 더하는 데 도움을 줬다. 바이오스포트는 배터리 없이 3.5파이 이어폰잭을 통해 전원을 공급받으며 오른쪽 이어폰 하우징 하단에 부착된 심박센서를 통해 착용자의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측정해준다. 

▲우측 하우징의 검고 투명한 부분이 심박센서가 장착된 부분이다.

업계에서는 심박수 측정은 심장 부근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다음으로 귀 부근 혈류를 측정하는 것이 2번째로 정확하다고 말한다. 실제 덴마크의 통신기업 자브라도 이어폰에 심박센서를 장착해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자브라 스포츠 펄스 와이어리스’ 이어폰을 출시했다. 다만 이 제품은 배터리를 내장하고 블루투스 연결까지 더해 충전한 상태에서의 사용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생활방수가 가능해 땀과 물에 강한 바이오스포트 이어폰

반면 SMS오디오는 피부를 통해 혈류를 관찰, 정확하게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광 센서를 전문 제조사로부터 공급 받고, 인텔의 무전원 연결 기술을 녹여 최고의 ‘유선 스포츠 이어폰’을 개발했다. 바이오스포트 구매자는 자신의 안드로이드폰·아이폰에 피트니스키퍼가 개발한 앱 ‘런키퍼(RunKeeper)’ 앱을 설치하고 바이오스포트 이어폰을 설정해 사용할 수 있다. 이어폰에는 심박센서만 장착됐지만 스마트폰과 연결함으로써 GPS, 가속도계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용 앱인 '런키퍼'에 연결하면 심박수, 칼로리 소모량, 이동거리, 평균속도 등이 측정된다.

사용자는 리모컨에 달린 컨트롤러를 활성화시켜 심박센서를 이용하거나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게 되면 사용시간/이동거리/평균이동속도 등을 주기적으로 음성안내 받을 수 있다. 또 런키퍼 앱을 통해 소모 칼로리와 이동 경로 등을 확인할 수 있고, 기록을 사용자의 SNS에 올려 지인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제품 보관이 용이한 케이스와 이어팁, 클립이 액세서리로 제공된다.

이 외에 다른 특징은 여느 스포츠 이어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네오프렌 소재의 휴대용 케이스와 대/중/소 크기의 실리콘 이어팁, 케이블을 옷에 고정시킬 수 있는 클립이 제공된다. 이어팁에는 귓바퀴에 고정할 수 있는 날개가 있어 착용 시 격렬한 움직임에도 귀에서 빠지지 않는다. 

▲리모컨 컨틀롤러. 하트 표시된 부분을 올리면 심박센서가 켜진다. 뒷면의 버튼을 누르면 통화와 재생/정지 등을 조작할 수 있다.

바이오스포트는 스포츠 이어폰답게 생활방수 기능을 제공한다. 방수 등급은 IPX4로, 완벽한 방수는 안 되지만 일상 생활에서의 물 튐 정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비에 젖거나 운동 중 땀에 노출되더라도 쉽게 망가지지 않는 것은 상당히 큰 장점이다. 케이블에 볼륨 조절 컨트롤러가 없지만 통화와 재생/정지, 그리고 트랙 이동이 가능하다. 케이블은 납작한 플랫 케이블이고 재질이 탱글탱글해 잘 꼬이지 않는다. 색상도 검은색을 베이스로 옐로가 섞인 제품과 블루가 섞인 제품이 각각 존재한다. 지나치게 튀지는 않지만 밝은 원색을 섞음으로써 한층 스포츠 이어폰 분위기를 살렸다. 

▲인텔 로고가 새겨진 바이오스포트 이어폰 패키지

물론 바이오스포트의 단점도 존재한다. 이어폰 하우징이 커 오래 착용하면 귀가 작은 사람이 감당하기 힘들게 답답하고 아프다. 또 SMS오디오 제품 자체가 대중음악에 최적화된 제품이어서 고음 성분이 많고 음 수가 많은 클래식/재즈 등에는 맞지 않는다. 물론 격렬한 운동 중에 그런 음악을 들으려는 이가 많지는 않겠지만…  바이오스포트는 전반적으로 저음이 강조된 제품이다. 기타 특징으로는 12mm 구경의 드라이버 유닛을 사용한 다이내믹 이어폰이며, 임피던스는 32옴Ω, 음압 레벨은 107.5dB다. 

▲바이오스포트를 착용한 모습. 이어폰 자체가 좀 큰 편이다.(사진=인텔)

아쉽게도 바이오스포트는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약 150달러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은 단지 음악만을 재생하는 심플한 기기였던 이어폰이 스마트폰과 더해져 IoT에 어울리는 제품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에 연결된 이어폰은 음악 외에 다양한 정보를 음성으로 사용자에게 들려준다. 몸에 착용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기에 웨어러블 디바이스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이어폰 자체의 음질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고음질 음원을 넣고 고음질 플레이어에서 재생하면 꽤 만족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이렇게 사용할 경우 바이오스포트의 장점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참고로, 음질에 다소 불만이 있는 상태에서 아이리버 아스텔앤컨 AK100 Mk2에 연결해 들어보니 음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연결되지 않은 바이오스포트는 반쪽짜리 제품에 불과해 하는 수 없이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용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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