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2일 월요일

'솔로2 와이어리스' 음질, 이게 진정 닥터드레?…"정말로?"

비츠 일렉트로닉스가 스테디셀러 ‘솔로’ 시리즈 최신작 ‘비츠 솔로2 와이어리스’ 헤드폰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블루투스를 통한 무선 재생이 가장 큰 특징이다. 비츠 제품 중에서는 처음으로 배터리가 다 닳아 없으면 패시브 모드로 전환, 동봉된 유선 케이블을 연결해 지속적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좀 더 상위 모델인 스튜디오 2.0 와이어리스가 유선 재생이 아예 안 되는 점을 생각하면 늦은 감은 있지만 꼭 필요한 기능을 이제야 넣었다는 인상이다. 

 
경쟁자가 없는 독보적인 디자인

우선, 이 제품을 설명하기에 앞서 디자인에 대해 먼저 언급할 필요가 있다. 비츠 헤드폰은 이를테면 ‘혜드폰 계의 애플’이라 할 수 있다. 동의하지 않는 이도 있겠지만, 음악을 듣기 위한 ‘도구’에 머물렀던 헤드폰에 디자인 차별화를 꾀하고 컬러를 다양하게 제작해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품의 가치를 높였다. 그 결과 세계 유명 헤드폰 제조사들 상당수가 ‘닥터드레’ 식 디자인을 좇게 됐다. 

▲블루투스 재생 기능이 추가된 '솔로2 와이어리스'(사진=CJ E&M)

솔로2 와이어리스는 기존 모델인 솔로2와 디자인이 같다. 여기에 블루투스 기능만 추가했다. 솔로2는 전작인 솔로HD와 비교했을 때 하우징 부를 둥그스름하게 다듬었고 헤어밴드, 이어컵, 이어패드, 심지어 케이블까지도 색상을 통일시켰다. 헤드폰 전체가 단색으로 만들어져 좀 더 화사하고, 단아해진 인상이다. 또 나사 하나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꼼꼼한 설계도 애플의 기기들을 닮았다. 하긴,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했으니 앞으로는 더 두 회사 제품 간 공통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용 마이크로 USB 포트와 유선 연결용 3.5mm 이어폰 잭이 제공되는 '솔로2 와이어리스'
제품 하단 왼쪽에는 유선 연결을 위한 3.5mm 잭이, 오른쪽에는 충전을 위한 마이크로 USB 포트가 달려 있다. 마이크로 USB 포트 위쪽의 돌출된 부분을 누르면 전원을 온·오프하거나 페어링할 수 있다. 왼쪽에는 작은 LED 창이 5개 나란히 위치해 배터리 잔량을 단계별로 표시해 준다. 헤드폰 사용 중 전화가 걸려올 때 왼쪽 이어컵의 ‘b’ 로고를 누르면 통화가 가능하고 음악 감상 중 한 번 누르면 일시정지, 2번 빠르게 누르면 다음 곡 재생, 3번 빠르게 누르면 이전 곡 재생이 가능하다. 

리뷰에 사용한 제품은 빨간색이었는데, 이어패드 가죽까지 빨간색인 점이 인상적이다. 온이어 타입이지만 이어패드가 두툼하고 탄력도 상당해 착용하면 적당히 귀에 밀착돼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준다. 장시간 착용해도 귀에 그리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으며 헤드폰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머리에 잘 고정된다. 

▲솔로2 와이어리스 착용 모습

패키지 안에는 네오프렌 소재의 헤드폰 파우치가 함께 제공된다. 스튜디오 2.0 와이어리스의 하드 케이스와 비교하면 무척 작고 푹신푹신한 재질 덕분에 헤드폰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헤드폰을 수납하거나 꺼낼 때 지퍼에 긁히지 않도록 흰색 천을 2중으로 덧댄 세심함이 엿보인다. 

▲크기가 작고 푹신한 재질로 돼 있어 제품 보호와 수납이 용이한 파우치가 함께 제공된다.
박스 안쪽에는 사용 설명서와 ‘b’ 로고 스티커 등이 있고 충전용 마이크로 USB 케이블, 3.5mm AUX 케이블, 파우치에 연결할 수 있는 금속 고리가 부속 액세서리로 들어 있다. 

 
저음만 강하다고? 이번엔 밸런스 튜닝에 무선 재생까지 갖춰

▲총 4가지 색상으로 국내에 출시된 '솔로2 와이어리스'(사진=CJ E&M)

그렇다면 헤드폰의 성능은 어떨까? 솔로2 와이어리스의 품질은 한 마디로 “끝내준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솔로HD가 저음이 과도하게 많이 재생되고, 그마저도 퍼지는 저음이었다면, 솔로2 와이어리스는 저음과 중음, 고음 간 밸런스가 굉장히 잘 맞춰졌다. 특정 장르에 강한 제품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에 충실한 모범생 사운드다. 우시오 코타루의 기타 연주곡에서는 현의 튕김과 잔향감이 상당하고 미조구치 하지메의 첼로 연주도 훌륭하게 재생해낸다. 비츠 헤드폰으로 관현악곡을 만족하며 들을 수 있다니! 내심 소리를 무시했었는데 솔로2 와이어리스는 무선으로 재생해도, 어떤 장르를 재생해도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다. 
 
기자만 그렇게 느꼈나 싶어 아마존의 고객 평과 씨넷 등 외신 매체의 평가를 찾아봤더니 대체로 품질이 전작에 비해 월등히 향상됐다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유선 연결 시에도 소리가 매우 좋다. 단 무선 재생했을 때보다 볼륨 레벨이 살짝 커진다. 

▲여러 장르 음악 재생에 모두 어울리도록 음질이 개선됐다.

밸런스가 상당히 좋아졌지만 저음의 풍성함도 잃지 않았다. 50센트, 케이난(Knaan)의 곡을 들으면 단단하고 강렬한 저음의 진동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프리미엄 사양의 헤드폰이 아니고, 밀폐형 온이어 타입 헤드폰이기에 하이파이적인 해상력을 느끼기는 어렵다. 공간감이 매우 넓은 것은 아니고, 다이내믹레인지에서 좀 더 뻗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같은 등급의 헤드폰들과 겨뤘을 때 상당한 수준이다. 디자인적인 완성도와 브랜드 파워를 감안하면 굉장히 잘 만든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이 제품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다. 솔로2의 소비자가격이 29만원인데 반해 무선 기능이 추가된 솔로2 와이어리스의 가격은 43만 5000원이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유선 제품에 무선 기능이 추가되면 100달러 정도 가격이 오른다. 해외 판매 가격은 솔로2가 199달러, 솔로2 와이어리스가 299달러다. 이를 환율로 계산하면 약 33만 원인데 그 보다 10만 원 정도 높게 책정됐다.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가격은 수입 원가에 적정 마진을 붙여 애플 측의 검토를 거쳐 최종 승인된다. 다소 비싼 가격표지만 가장 인기 있고, 디자인이 우수한 만큼 약간의 가격 인상 분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 있다. 그 납득 분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에 대해서는 ‘AS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비츠 일렉트로닉스는 구매 후 일정 기간 내 고장이 발생할 경우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애플의 리퍼폰 정책과 유사하다. 따라서 정품 구입 시 1년 이내 소비자 과실이 아닌 고장 발생 시에는 새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해지는 셈이다. 

참고로, 비츠의 헤드폰은 과거 5년간 몬스터케이블이 제조를 도맡아 했으나 2012년 1월, 파트너십이 종료됐다. 현재는 비츠가 직접 디자인과 유닛 설계를 맡아서 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 5월,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0억 달러에 인수함에 따라 비츠 기기들의 AS도 애플 서비스센터로 이관됐다. 



GOOD 
눈에 띄는 디자인. 예쁘고, 멋지고, 세련됐다. 한 마디로 끝내준다. 
비츠 헤드폰 중 처음으로 배터리 소진 시 유선 재생이 가능하다. 
비약적인 사운드 퀄리티 향상. 힙합 마니아의 전유물에서 탈피 

BAD 
타사 제품보다 조금 비싼 가격표만이 유일한 불만이다. 

총평 
기자는 개인적으로 보사노바 재즈와 발라드, 컨트리 뮤직 같이 차분한 곡들을 좋아하는데 비츠 솔로2 와이어리스로 충분히 즐기기 좋다. 렌카, 마리에 딕비, 안 샐리, 프리실라 안 같은 뮤지션의 노래를 비츠 헤드폰으로 즐길 수 있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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