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1일 토요일

젠하이저의 아웃도어 헤드폰 '어반나이트 XL' 리뷰


작년 10월, 젠하이저는 도시 젊은 층을 겨냥한 헤드폰 ‘어반나이트/어반나이트 XL’을 출시했다. 어반나이트는 젠하이저가 그 전에 선보여 큰 인기를 얻었던 모멘텀 시리즈와는 디자인이 완전히 다른 도시적인 느낌의 헤드폰이다. 


▲ 젠하이저 어반나이트 XL(좌)과 어반나이트(우)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닥터드레’ 헤드폰의 성공과 패션 헤드폰 붐이 발생한 이후, 젠하이저는 모멘텀과 어반나이트 등 과거의 헤드폰들과 구분되는 디자인을 선보이며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노력하고 있다. 
 
마케팅 활동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하이파이’, ‘원음’, ‘고음질’ 같은 단어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던젠하이저가 이제는 ‘아웃도어’, ‘도시적인’ 같은 단어들을 집어넣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모멘텀과 어반나이트 같은 제품에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지만 젠하이저가 헤드폰에 패션 액세서리로서의 개념을 더하고 있다는 점은 실로 커다란 변화라 할 수 있다. 



▲ 오버이어 타입의 대구경 헤드폰, 어반나이트 XL
귀 전체를 덮는 오버이어 타입 헤드폰 ‘어반나이트 XL’은 최근 블루투스 버전이 추가된 ‘어반나이트 XL 와이어리스’까지 더해졌다. 모멘텀 시리즈도 모멘텀, 모멘텀 온이어, 모멘텀 인이어로 라인업이 갖춰진 사례를 미뤄 짐작하건대 어반나이트도 향후에 이어폰 버전이 추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어반나이트 XL은 이전 출시작인 모멘텀보다 저렴하지만 더 대중적인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젠하이저가 젊은 층을 겨냥해 만든 어반나이트 XL은 어떤 특색이 있을까? 외관을 살펴보면 어반나이트 XL은 헤어쿠션 위쪽에 데님 소재를 사용하고 스티치 장식을 더해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장식을 강화했다. 헤드 프레임과 이어컵 사이 크기를 조절하는 부분도 슬라이더 형식으로 만들어 머리에 착용하는 것만으로 자신의 귀와 머리에 딱 맞는 형태로 착용되도록 했다. 이어패드의 외피 소재도 알칸타라 섬유로 처리해 시원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주지만 먼지가 잘 붙는 점은 아쉽다. 


▲ 심플한 디자인으로 간결함을 추구한 '어반나이트 XL'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어반나이트 XL은 이어컵 하우징이 안쪽으로 접히도록(Folding) 처리했다. 많은 헤드폰들이 부피를 줄이기 위해 어반나이트 XL처럼 안쪽으로 접을 수 있게 하거나 하우징을 90도 회전시켜(Swivel) 납작하게 만드는데, 안으로 접어놓아도 부피가 커서 실제 휴대성에 도움이 크게 되진 않는다. 차라리 하우징을 회전시키는 것이 더 휴대하기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안쪽으로 하우징이 접히는 구조지만 원체 커다란 헤드폰이어서 휴대성이 좋진 않다.
어반나이트 XL의 케이블은 납작하고 넓은 일명 ‘칼국수 줄’이다. 케이블의 탄성이 좋은데다 넓적해 쉽게 꼬이지 않는다. 케이블 중간에는 애플 디바이스용 3버튼 리모컨/마이크가 마련됐는데 이 리모컨 부가 다른 헤드폰 케이블보다 무척 크고 기다랗다. 이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있을 듯하지만 통화해 본 결과 통화 수신 감도는 상당히 우수했다. 

▲ 리모컨 크기는 지나치게 크지만 통화 감도가 우수하다.

어반나이트 XL의 케이블 양 쪽 중 헤드폰에 삽입되는 부분의 플러그에는 ‘트위스트 락’ 처리가 돼 있어 플러그를 잭에 꽂고 90도 회전시키면 플러그가 단단히 고정된다. 이 부분의 플러그 지름은 2.5mm로 가늘어, 일반적으로 3.5mm 플로그로 된 케이블과 호환되지 않는다. 플레이어에 꽂는 반대쪽은 90도로 플러그가 꺾여 있는 형태다. 


▲ '트위스트 락' 기능이 마련된 헤드폰 케이블

액세서리는 천으로 된 파우치 하나가 전부다. 여분의 케이블도, 헤드폰 앰프에 많이 쓰이는 6.3mm 잭에 연결하도록 플러그 어댑터도 없다. 모멘텀이 플러그 어댑터와 하드 케이스를 제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어반나이트 XL이 가격도 저렴하고 한 단계 아래등급의 제품으로 여겨진다. 

가장 중요한 음질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반나이트 XL은 고해상도를 추구하는 제품이 아니다. 아웃도어에 특화된 헤드폰이다. 야외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생활소음에 노출되게 된다. 따라서 실내에서보다 볼륨 레벨을 더 높여 듣게 되는데, 어반나이트 XL도 저음의 양이 많고 중음역이 강조됐다. 고음역대의 명료도는 젠하이저 상위 모델들보다 부족하며 다이내믹레인지가 그리 넓지 않다. 


▲ 데님 소재를 사용하고 유연한 소재를 사용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실제 청음하면 그 차이를 대번에 느끼게 된다. 관현악곡은 지나치게 밋밋하고 소리가 사실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팝이나 힙합 등 대중가요를 재생하면 비트가 살아나고 저음의 양감이 충만하다. 어반나이트 XL은 온이어 타입인 어반나이트보다 저음이 강하면서 밀도가 단단해 비트 있는 음악을 좀 더 기분 좋게 들려준다. 
 
어반나이트의 소비자가격은 25만 9000원이며 어반나이트 XL은 31만 9000원이다. 패션 헤드폰으로 접근하면 다소 비싸지만 신뢰할 수 있는 만듦새와 품질, 그리고 젠하이저라는 브랜드를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가격표를 달고 있다. 


GOOD 
모멘텀보다 크게 낮아진 소비자가격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단단한 본격 아웃도어 헤드폰 
 
BAD
이 소리를 ‘젠하이저’의 소리라 생각하면 안 된다. 
하다못해 하드 케이스를 제공했더라면… 
 
총평 
어반나이트 XL은 디자인과 소재 면에서 큰 변화를 준 제품이다. 모멘텀이 클래시컬한 디자인의 아웃도어 헤드폰이었다면 어반나이트 XL은 직선과 곡선을 조화시키고 돌출부위를 없애며 좀 더 심플하게 디자인됐다. 더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울릴 만한 디자인에 데님과 금속을 조화시킨 재질도 인상적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아웃도어 헤드폰인 만큼 하이파이용 인도어 헤드폰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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