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4일 화요일

전한주 욱스이노베이션스 지사장 "비싼 가격 책정하는 외산 제품에 경종 울릴 것"

국내에서 필립스하면 떠오르는 제품들은 면도기, 전동칫솔, 에어프라이어 등 주방·생활가전 제품들이다. 하지만 오디오와 AV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필립스가 광 리코딩 기술, 디지털 압축기술, 디스플레이 기술 등에 핵심적인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CD 규격과 SACD 규격을 필립스가 만들었고 LCD TV와 오디오 부문에서도 빼어난 제품을 만들어 온 AV 명가다.


“국내에서 필립스의 오디오 제품이 필립스 생활가전에 비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해외, 특히 유럽과 미주에서는 AV 전문 브랜드로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죠. 명품 오디오 브랜드와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합니다.”


전한주 욱스이노베이션스 한국 지사장의 말이다. 욱스이노베이션스는 소비자 가전제품의 개발, 유통 및 마케팅 전문 회사로, 필립스의 AV 기술과 브랜드 자산을 그대로 물려 받아 오디오 시스템, 도킹 스테이션, 사운드바, 헤드폰 등의 주요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계적인 악기·오디오 전문회사인 깁슨에 인수됐다.

 ▲ 전한주 욱스이노베이션스 지사장




그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필립스라는 브랜드가 갖고 있는 위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캠핑, 트레킹, 싸이클링 등 아웃도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야외에서 가볍게 분위기를 띄울 수 있는 휴대용 블루투스 스피커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수류탄 스피커는 2012년 말에 출시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또한 극장을 찾지 않고 집에서 VOD 서비스를 이용해 영화를 즐기는 1인 가족이나 신혼부부를 공략해 홈시어터에 비해 저렴하고, 공간도 덜 차지하는 무선 사운드바를 내놓았습니다. 최근에 선보인 피델리오 HTL9100은 좌우의 무선 스피커를 분리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배치함으로써 입체감 있는 서라운드 사운드까지 즐길 수 있어 더욱 호응이 높습니다.”


전한주 지사장은 2014년도 출시 제품 카탈로그를 펼쳐 보여줬다. 정말 많은 수의 제품들이 나열돼 있었지만 각 나라마다 트렌드와 선호도, 시장 크기, 소비자 요구가 달라 모든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극히 일부분만 국내에 출시됐는데 깁슨에 인수합병된 뒤로는 국내에 출시되는 필립스 제품을 좀 더 다양화하고 각각의 제품들에 대한 마케팅을 다변화해 새로운 소비자들을 찾아나가겠다는 각오다.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사운드를 자랑하는 피델리오 제품군을 홍보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오프라인에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입니다. 온라인은 유통망을 늘리며 동시에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유통 채널을 각각의 제품군에 걸맞게 조정하고, 세분화해 실질적으로 필립스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이 좀 더 쉽게 필립스 제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가령 프리미엄 라인의 서브브랜드인 피델리오 제품군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새로운 리셀러와 판매점을 보강할 계획입니다.”


전한주 지사장이 부임한 뒤 실제 필립스 제품에 대한 마케팅이 크게 바뀌었다. 지난 7월에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필립스의 오디오 전용 팝업스토어가 큰 호응을 얻었고 피델리오 제품군을 비롯해 블루투스 스피커, 도킹 스피커, 사운드바, 헤드폰 등 다양한 필립스 오디오 제품들이 잇달아 국내에 출시돼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이기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휘트니스 체인인 월드짐과 제휴를 맺고 체험존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품질에는 자신이 있는데 그간 홍보와 마케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알리지 못했던 점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겠다는 각오다. 향후에는 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샵을 비롯한 프리미엄 매장과 연계해 팝업스토어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필립스의 다양한 오디오 제품을 선보일 계획도 갖고 있다.





▲ 필립스 피델리오 X1 헤드폰을 직접 청음하는 전한주 욱스이노베이션스 지사장



“피델리오 X1, M1BT, E5 등은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이미 해외에서 기술력과 품질, 디자인에 대해 인정을 받은 제품들입니다. 피델리오 X1의 경우 일본의 저명한 헤드폰 전문지 ‘헤드폰북 2014’의 '헤드폰어워드 2013'에서 기자와 샵 컨시어지가 선정한 헤드폰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M1BT는 세계 가전 박람회 2014 CES에서 헤드폰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 8월에 선보인 분리형 홈시어터 E5는 유럽영상음향협회(EISA)에서 주관한 '유러피안 홈시어터 솔루션 2014-2015'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피델리오 제품군의 가장 큰 매력은 품질 면에서 검증 받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프리미엄급 오디오 제품에 비해 가격이 매우 합리적으로 책정된 점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소비자가격 35만 9000원인 피델리오 L2 제품에 대해 ‘100만원에 가까운 프리미엄 제품에 실수로 매긴 가격’이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들은 적도 있는데요, 필립스 사운드 제품들은 늘 거품 없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들과 만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전 지사장은 국내 헤드폰·이어폰 가격이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된 점도 꼬집었다.


“일부 외산 브랜드의 지나치게 비싼 가격 책정에 경종을 울리고도 싶습니다. 현재 한국 헤드폰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양극단으로 쏠림 현상을 보이는 원인 중 하나가 특히 하이엔드 제품의 판매가격 설정이 해외에 비해 과도해 대중화가 느려지고, 심지어 외면 받고 있는 현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욱스이노베이션스는 필립스 오디오 제품을 믿고 신뢰하는 고객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도 부담 없는 가격에 우수한 성능의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전 지사장은 품질 대비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만들기 위해 판매조직을 슬림화하고 이윤을 줄이는 경영을 유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글로벌 판매망과 오랜 경험을 가진 필립스가 프리미엄 제품을 최적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그토록 저렴한 가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현실성 있는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사운드를 쉽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며 향후에 출시되는 제품들도 경쟁사의 동급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올 12월에는 세계 최초로 라이트닝 케이블로 직접 연결할 수 있는 헤드폰 ‘피델리오 M2L’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입니다. 이 제품의 가격 역시 해외 출시되는 가격과 거의 비슷하게 책정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는 10월에는 세계 최고의 DJ인 아민 반 뷰렌(Armin Van Buuren)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한 A-PRO 헤드폰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출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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