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2일 수요일

아웃도어 헤드폰의 장점 모두 갖춘 '피델리오 NC1'

필립스의 음향/AV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욱스이노베이션스가 국내에서 프리미엄 제품 라인인 ‘피델리오(Fidelio)’ 시리즈를 빠르게 출시하며 헤드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피델리오 제품 수가 상당한데 국내에서의 반응은 대체로 ‘저렴한 가격 대비 뛰어난 사운드와 만듦새’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사실 리뷰하는 입장에서 필립스의 보급형 헤드폰들보다 피델리오 시리즈에 관심이 가는 것은, 음질은 물론이거니와 디자인적으로도 어느 정도 통일성과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피델리오 제품은 크게 아웃도어용 온이어 타입 헤드폰인 M, 세미오픈 오버이어 타입인 L, 오픈형 오버이어 타입인 X로 나눠진다. 온이어 타입으로는 M1, M1bt, M1 mk2, M2bt가 출시됐고 세미오픈 오버이어 타입으로는 L1에 이은 L2BO가, 대구경 오픈형 헤드폰인 X 시리즈도 X1에 이어 X2가 각각 국내에 출시됐다. 여기에 보급형 모델인 F1과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 NC1, 라이트닝 커넥터와 24bit DAC를 내장한 헤드폰 M2L이 추가된 상태다. 


이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제품은 라이트닝 커넥터를 사용하는 M2L과 피델리오 첫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인 NC1이다. M2L에 대해서는 차후 상세 리뷰를 통해 알아보기로 하고, 본 리뷰에서는 NC1에 대해 소개하겠다. 

콤팩트한 크기, 편안한 착용감 

사용자에 따라 중점을 두는 부분이 다르겠지만, 기자의 경우 착용감이 최우선 순위다. 특히 머리에 꼭 맞게 착용하는 아웃도어 헤드폰의 경우 지나치게 조이면 머리가 아프고, 너무 헐거우면 헤드폰이 쉽게 벗겨지게 된다. 사람의 머리 크기가 모두 제각각이어서 인장강도를 무조건 세게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NC1은 이어패드가 꽤 푹신하고 지나치게 조이지 않아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하다. 무게도 비교적 가볍고 가느다란 헤어밴드는 스크래치에 강하고 잘 미끄러지지 않는 고무 재질로 돼 있다. 머리에 맞닿는 부분은 스펀지에 가죽을 덧대 정수리가 아프지 않도록 했다. 

기존 M 시리즈는 하우징이 회전하는 구조였는데 NC1은 스위블에 폴딩까지 가능해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휴대용 케이스도 단단한 재질로 돼 있어 웬만한 충격에도 제품을 효과적으로 보호해 준다. 기존 피델리오 헤드폰이 천으로 된 파우치를 제공한 것과는 꽤 다르다. 

하우징 부분은 금속으로 처리해 내구성이 상당하다. 하우징 바깥 부분에는 가느다란 격자 무늬를 입혀 단조로워 보이지 않도록 했다. 크기나 모양에 약간 차이가 있지만 피델리오 F1을 제외하면 온이어 타입 헤드폰 하우징에 모두 격자 무늬 장식이 새겨져 있다. 

NC1의 케이블은 1.2m 길이의 착탈식 케이블이다. 왼쪽에 케이블을 꽂아 사용할 수 있고 케이블에 달린 리모트/마이크로 통화와 재생·정지 조작 등이 가능하다. 케이블도 패브릭을 둘러 쉽게 단선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 케이블은 양 쪽 모두 기역자 플러그가 마련됐다. 헤드폰 하우징의 잭에 꽂는 방향이 일자가 아니어서 어느 정도 팽팽하게 잡아당겨도 쉽게 케이블이 빠지지 않도록 했다. 이런 형태는 필립스 DJ 헤드폰 ‘아민’ 시리즈와 같다. 

오른쪽 하우징 하단에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충전용 마이크로 USB 포트가 마련됐다. NC1의 장점 중 하나가 완충 시 최대 30시간 가량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2시간 충전으로 30시간 동안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용시간이 길다. 배터리가 전부 소진 노이즈 캔슬링 기능 없이 일반 헤드폰으로 사용할 수 있다. 

넓은 다이내믹레인지, 풍성한 양감이 인상적

소리에 대해 결론부터 말하면 보급형 온이어 헤드폰인 M1보다 훨씬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공간감이 아주 넓게 펼쳐지지는 않지만 이는 밀폐형 헤드폰의 고질적인 단점이고,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사운드가 풍성한 양감으로 재생된다. 중음역의 질감이 또렷하고 저음도 의외로 꽤 깊이 내준다. 

NC1의 스펙 상 재생 주파수대역은 7~25000Hz, 감도도 107dB로 상당한 편이다. 특히 헤드폰임에도 임피던스가 16Ω으로 낮아 스마트폰의 중간 볼륨에서도 충분한 볼륨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해 외부 소음을 없애면 굳이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돼 난청 예방에도 적잖이 도움이 될 듯하다. 

노이즈 캔슬링을 켠 상태로 외부의 소음에서 해방돼 음악에 집중할 수 있어도 음질이 좋지 않으면 그 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피델리오 NC1은 소형 온이어 헤드폰으로는 대단히 우수한 소리의 질감과 다이내믹레인지를 들려준다. 무엇보다 배터리가 떨어져 패시브 모드로 재생할 때에도 음색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단, 전철의 진동이나 웅성거리는 소음은 확실히 효과적으로 없애주지만 사람들의 목소리는 적극적으로 없애주지 못한다. 아마 이 부분은 일부러 그런 듯싶을 정도로 말소리가 잘 들리는데 대신 음악을 틀면 그마저도 사라진다. 

NC1의 소비자가격은 45만원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으로 유명한 보스의 QC25가 47만 3000원인 것과 비교하면 동등한 수준이다. 노이즈 캔슬링 효과만 봤을 때에는 QC25가 좀 더 소음을 잘 억제하는 듯하지만 제품의 재질과 고급스러움은 NC1이 좀 더 낫다. 게다가 사운드도 QC25보다는 고음역을 잘 살려줘 좀 더 다양한 장르를 즐기기에 알맞다. 피델리오 NC1의 가격은 언뜻 비싸보여도 만듦새와 소리를 접하면 납득할 수밖에 없다. 


장점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휴대성 높은 접이식 구조
2시간 충전으로 30시간 동안 노이즈 캔슬링 기능 작동 
온이어 타입 밀폐형 헤드폰 중 최상급 음질 제공 

단점 
노이즈 캔슬링 효과는 뛰어나지만 대화소리는 어느 정도 들려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아무래도 좀 비싸다. 

총평 
빨갛고 노란 닥터드레 헤드폰이나 패션 헤드폰이 싫다면 선택지는 크게 좁혀진다. 여기서 크기가 매우 작고 음질이 뛰어난 제품으로 좁히면 베이어다이나믹 T51i, 뱅앤올룹슨 H6 정도가 머릿속에 남는다. 만약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필요하다면 보스의 QC25와 피델리오 NC1 정도가 떠오르게 된다. 보스의 QC25는 오버이어 타입이며 보다 젊은 층을 겨냥한 디자인이다. 반면 피델리오 NC1은 정장에도 어울리는 색상과 디자인에 크기가 정말 작다. 머리 크기가 돋보이게 되는 헤드폰을 원하지 않는다면 NC1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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