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터블 오디오 시장을 이끌었던 아이리버가 스튜디오 마스터 수준의 고음질 음원을 재생하는 ‘아스텔앤컨(Astell&kern)’ 플레이어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 시리즈의 성공에 고무돼 올해 초 1400만원짜리 거치형 네트워크 오디오 플레이어인 ‘AK500N’을 선보였고, 4월 중 AK500N과 함께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AK500A’와 파워 서플라이 ‘AK500P’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들 세 제품의 합산 금액은 2000만원 선에 달할 것으로 로 관측된다.
아이리버는 아스텔앤컨이 해외 유명 오디오 매체에서도 잇단 호평을 받자 ‘하이엔드 오디오’를 지향하기로 결심했다. 음질에 타협하지 않고 모든 물량을 투입해 최고급 오디오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엔지니어’적 발상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소비자가격이 배로 오르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시 아이리버 측은 “철저히 고음질을 추구하며 고급 부품을 적용한 만큼 MP3 플레이어와 가격이 같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AK100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192kHz/24bit 고음질 음원 재생이 가능한 플레이어였다.

아이리버 측은 “WM8740 DAC 칩셋을 2개 사용하고 블루투스 3.0도 지원하는 등 AK100보다 상위 모델이며 디자인도 개선됐다”고 가격 인상 요인을 설명했다.


이 보다 앞선 2014년 1월에는 아이리버가 가진 모든 기술을 투입해 만든 최상위 아스텔앤컨 ‘AK240’이 출시됐다. 무선 네트워크 기능을 지원하고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두랄루민과 카본 파이버 소재를 사용한 AK240의 소비자 가격이 278만원으로 책정되며 또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런데 아스텔앤컨의 가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이리버는 올해 초 AK240의 스테인리스 스틸 버전인 ‘AK240SS’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 제품의 소비자가격은 자그마치 349만 원이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AK240과 AK240SS는 두랄루민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변경됐을 뿐 스펙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음질적인 개선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아스텔앤컨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기존의 AK240은 아노다이징 처리된 두랄루민 바디에 레이저 에칭을 통해 몇 개의 그라운드 포인트를 적용했습니다. 반면 순수한 스테인리스 스틸 바디 전체를 GND(그라운드, 접지)로 사용하는 AK240SS의 경우 더 넓은 면적과 더 많은 GND 포인트를 통해 기존 제품 대비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음질 개선을 가져왔습니다”라는 설명을 볼 수 있다. 재질을 바꿔 그라운드 노이즈를 줄였다는 것인데, 그것만으로 무려 71만 원이나 인상한 것이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도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포터블 고음질 플레이어는 아이리버의 아스텔앤컨 시리즈와 소니 제품이 대표적이다. 아이리버의 끝 없는 가격 인상과 달리 소니코리아는 첫 제품인 NWZ-ZX1을 79만 9000원에 출시한 이후 24만 9000원짜리 보급형 모델 ‘NWZ-A15’와 139만 9000원짜리 플래그십 모델 ‘NW-ZX2’를 나란히 출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있어 아이리버와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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