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위치가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하다 보니 지리적인 이점이 상당합니다. 가령 DAC 칩셋 제조사인 ESS테크놀로지와의 거리가 고작 15km 거리에 불과해, 제품을 개발하는 와중에 필요한 것이 발생하면 서로 만나 수정하거나 즉시 실행할 수 있습니다. 정확하고 빠른 의사전달이 가능한 건 대단한 장점이죠.”
크리스토퍼 빅(Christopher Vick) 오포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퍼스널 오디오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처럼 오포에 대해 설명했다.
“오포의 자매회사라 할 수 있는 오포 모바일이 있습니다. 오포 모바일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그 회사에 관련된 자원을 많이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품질이나 부품 공급자들 간의 연계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는 오포의 궁극적인 목표가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포는 제품의 개발과 함께 고객서비스도 한 곳에서 이뤄집니다. 그래서 어느 회사보다 서비스가 빠르게 이뤄지죠. 개발 팀은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협력사들은 주문량이 많아지다 보니 만족감을 얻고 있습니다. 고객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훌륭한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을 가질 수 있게 되니 서비스 부문에서 불만 접수가 다른 회사들보다 상당히 적을 수밖에 없지요.”
오포가 2004년 처음 DVD 플레이어를 출시했을 때에도 이미 세계에는 수많은 업체들이 대동소이한 제품들을 내놓았다. 그러나 가격 대비 품질 면에서 좋다는 것이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서서히 판매량이 늘었고 2009년에 유니버설 블루레이 플레이어인 ‘BDP-83’을 출시해 지금까지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3세대 모델까지 출시됐고 그 제품이 수상 경력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이기도 하다.
“지난 2~3년간 오포가 다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계기는 퍼스널 오디오 제품 출시 입니다. 오포는 고객의 피드백을 실제 제품에 적용해 내놓곤 하는데, BDP-105에 쓰인 기술을 홈씨어터 제품과 퍼스널 오디오 제품에 탑재하면서 호평받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토퍼에 따르면 오포가 헤드폰을 만들게 된 계기는 블루레이 플레이어 테스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종류의 헤드폰을 사용하게 됐는데, 만족할 만한 기능과 성능을 보여주는 제품을 찾다 직접 개발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오포의 첫 헤드폰인 PM1은 작년에 출시됐다. 오포는 헤드밴드의 편안한 착용감과 노이즈가 적은 선명한 사운드에 주안점을 둬 제품을 설계했고, 음질을 더욱 향상시켜 주는 거치형 헤드폰 앰프 HA1도 선보였다.
“PM2 헤드폰까지 선보인 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야외에서도 사용하기 좋은 밀폐형 헤드폰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줬습니다. 그래서 손쉽게 휴대할 수 있도록 콤팩트한 크기의 PM3가 만들어지게 됐고, 마찬가지로 헤드폰 앰프도 휴대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가볍고 슬림하게 설계한 HA2를 선보이게 됐습니다.”
PM3는 착용감도 좋고 저 임피던스에서 102dB의 음압감도를 나타내 구동이 쉽다. 특히 아웃도어를 겨냥한 제품답게 비행기나 전철, 사무실 등의 환경소음으로부터 음악감상을 방해 받지 않도록 차음성에 상당히 신경 썼다고 한다.
“HA2는 헤드폰 앰프로서만 기능하지 않습니다. 이 제품은 외장 배터리 기능도 제공하지요. 고속충전 기능을 제공해 30분만 충전하면 배터리 용량의 70% 를 충전할 수 있습니다. HA2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DAC의 경우, ESS의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PC와 맥, 안드로이 등의 기기뿐 아니라 애플의 MFi 인증을 받아 애플의 카메라 키트 없이 직접 연결해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제품의 장점입니다.”
크리스토퍼는 휴대하는 제품인 만큼 디자인도 품질만큼 중요하다며 직접 헤드폰 앰프를 손에 쥐고 헤드폰을 착용했다. HA2는 가죽 커버에 정밀한 스티치 장식이 가미돼 매우 세련된 느낌이다.
“지금까지 하이파이 제품들은 진지하고 무거운 느낌이 짙었는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예쁜 제품으로 만들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토퍼는 한국에서의 오포의 인지도가 아직 낮다고 말했다.
“아직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낮지만 오포는 호주, 중국, 일본, 한국 등 많은 브랜치를 가지고 있고 제품을 출시하기에 앞서 각각의 지역에서 원하는 기능을 탑재하는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카메라 키트 없이 애플 제품을 직접 연결하는 것도 일본 쪽에서의 요구였지요. 이런 빠른 시장 대응과 높은 품질, 뛰어난 디자인,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라면 젠하이저나 소니가 결코 경쟁하기 어려운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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